한별 / 감성기구필라테스 원장, 『운동하는 동네, 마포』 저자
중장년층이 체중 조절과 건강 관리를 위해 가장 먼저 바꿔야 할 습관은 운동이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먼저 점검해봐야 하는 습관은 바로, 수면이다.
서울 마포구에서 시니어 필라테스를 지도해온 경험에 비춰볼 때, 수면은 운동 못지않게 건강의 균형추 역할을 한다. 그중에서도 ‘자정 전에 잠들기’는 작지만 강력한 습관이다. 최근 감성기구필라테스에서 진행 중인 ‘30일 건강습관 챌린지’의 5일차 미션으로 이 주제를 다루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많은 시니어들이 TV 시청이나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취침 시간이 늦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수면 시간도 줄어든다. 이처럼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활동량을 떨어뜨리고, 체내 에너지가 지방으로 저장되는 악순환을 만든다.
뿐만 아니라 수면 부족은 식욕 조절에도 영향을 준다. 수면 시간이 줄면 공복 호르몬인 그렐린(Ghrelin)은 증가하고, 포만감을 유도하는 렙틴(Leptin)은 감소한다. 이는 늦은 밤 강한 식욕으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체중 증가로 연결된다. 중장년기 이후 기초대사량이 떨어지는 시기엔 더욱 치명적이다.
갱년기 여성의 경우, 수면장애와 체중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피로는 기억력 저하, 면역력 약화, 혈압·혈당 불균형을 동반하기도 한다. 결국, 숙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몸 전체 시스템을 조율하는 또 다른 형태의 ‘운동’이다.
감성기구필라테스에서는 시니어 회원들을 위한 숙면 팁도 함께 안내하고 있다.
저녁 9시 이후 카페인 섭취 제한
수면 1시간 전 스마트폰 대신 책 읽기
짧은 스트레칭이나 호흡운동
수면 시간 기록하기
단 30분이라도 더 일찍 자는 습관을 들이면, 다음 날 아침의 몸이 한결 가볍고 개운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런 일상 습관 개선이야말로 시니어 건강관리의 핵심이다. 무리한 운동보다 ‘운동+수면+식사’의 균형 루틴이 오래도록 실천 가능한 건강법이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최근 필자가 출간한 『운동하는 동네, 마포(필라테스를 따라 걷다)』가 전자책 건강 코너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책에는 필라테스를 매개로 마포 지역에서 시니어들과 함께 만든 운동 문화와 실제 사례들이 담겨 있다. 이 칼럼 시리즈를 통해 그 경험들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한다.
오늘 밤부터, 자정 전에 불을 끄고 눈을 감아보자. 그 작고 조용한 변화가 내일의 건강을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