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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6-07 23: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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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자는 아사나를 따라 하지만, 지도자는 그것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요가 지도자가 해부학을 배우는 이유는 단순한 근육 명칭이나 뼈의 위치를 외우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몸을 읽는다’고 할 때, 그것은 눈앞의 자세를 보는 것 이상으로, 그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시스템의 흐름을 감지하는 일이다. 바로 아사나가 '몸의 언어'가 되는 지점이다.

몸의 언어는 이미 우리 안에 있다

우리는 이 언어를 특별한 무엇처럼 여길 수 있지만, 사실 이미 사용하고 있다. 일상의 자세, 움직임, 숨 쉬는 방식, 통증과 회복의 패턴까지도 모두 몸이 내는 신호다. 단지 그 언어를 더 깊고 정밀하게 해석하기 위해, 요가에서는 다양한 접근을 시도해왔다. 그중 해부학은 그 언어를 읽는 데에 있어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된다.


해부학은 생명체의 부품을 외우는 학문이 아니라, 그 부품들이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맥락을 만들어내는지를 읽는 기술이다. 지도자가 아사나를 관찰할 때, 계통들의 '교차점'을 감지하려는 시선이 필요하다. 물론 해부학이 유일한 해석 도구는 아니지만, 감각과 구조의 접점을 설명하는 데 있어 매우 강력한 언어적 기반을 제공한다.

모양을 벗어나 구조로, 구조를 넘어서 흐름으로

요가에서 말하는 '정렬'은 흔히 뼈대의 위치나 자세의 대칭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진정한 정렬은 계통 간 소통의 조화에 더 가깝다. 예를 들어 삼각자세(Trikonasana)에서 중요한 것은 발끝의 방향보다, 골반이 어떻게 회전하고, 흉곽이 어떻게 열리며, 시선과 호흡이 어떤 흐름을 만드는가에 있다. 다시 말해, 뼈대계의 구조 위에 근육계의 균형, 호흡기계의 리듬, 신경계의 안정이 얹힐 때 비로소 아사나는 하나의 '완성된 문장'이 된다. 그리고 이 일련의 총체적인 문장을 구성하는 과정 속에서, 그것을 인식하고 살아내는 '나'에 대한 자각이 이루어질 때, 아사나는 단순한 신체 동작을 넘어 하나의 동적 명상이 된다. 이는 수련자가 자신의 감각을 정제하고, 내면을 성찰하는 깊은 통로로 아사나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전환점이기도 하다.

정적 자세와 동적 전환, 모두는 '문장'이다

많은 수련자들은 자세를 '정지된 그림'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아사나는 정지 속에서도 끊임없이 살아 움직이는 구조다. 특히 정적인 자세 속에서 체중 이동, 호흡의 파동, 미세한 균형 감각 등은 여전히 활발한 계통 간 상호작용을 보여준다. 반대로 빈야사처럼 연속된 움직임 안에서는 동작 간의 연결과 전환이 '문법'이 된다.


이러한 시각은 단순한 해설이 아니라, 지도자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이 있는 관찰력에서 비롯된다. 수련자의 고유감각, 호흡의 질, 근육 긴장의 패턴 등을 통해 지도자는 아사나가 전하는 '메시지'를 읽는다. 이 감각은 반복된 수련과 해부학적 이해의 통합 속에서 길러진다.

지도자는 '형태'를 넘어서야 한다

요가 지도자는 수련자의 자세를 정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세를 '이해하게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관절 각도나 모양이 아니라, 자세 속에서 일어나는 감각의 언어를 수련자가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사나를 단일 구조가 아니라, 계통들의 다층적 상호작용으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몸의 언어는 단지 동작을 잘 수행하게 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감각의 편향에서 벗어나, 보다 온전한 감각 속에서 자기 내면을 들여다볼 준비를 하게 하는 통로가 된다. 감각의 재구성과 인식의 정제는 아사나 수련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이며, 요가 지도자는 그 여정을 함께 안내하는 통역자이다.



김윤석


(사)한국치유요가협회 지도자과정 RYTK300+ 해부학 강사 

(사)한국치유요가협회 연수위원장 

국제통합테라피학회 IAIT 근골격신경계 치유그룹 요가해부학 연구위원장

저서 『안락동 요가일기』 저자 

라사요가원 원장 



문의 및 상담

주소: 부산광역시 동래구 화현길 15 1층 

전화: 051-521-6330 / 010-2605-5813 

인스타그램: @rasa_yo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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