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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6-06 17: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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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힐 하리니 이선현입니다.

요가의 길을 걷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멈칫하게 되는 순간을 만납니다. 몸이 원하는 만큼 따라주지 않거나, 마음이 흔들려 수련의 의미를 놓치게 되는 때. 그럴 때마다 저는 다시 책을 펼칩니다. 마음의 자리를 다시 잡기 위해, 요가의 본래 목적을 떠올리기 위해서입니다.


요가를 처음 배울 때 접하게 되는 네 가지 길 – 라자요가, 박티요가, 카르마요가, 즈냐나요가 – 그 중 어느 하나에만 치우치지 말고 균형 있게 수련해야 한다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단지 지식으로 받아들였지만, 삶 속에서 요가를 실천하며 그 말의 의미를 깊이 체감하게 됩니다. 몸만 단련하는 하타 수련에 매몰될 때나, 일상에 끌려가 수련을 놓치게 될 때, 요가철학은 방향을 밝혀주는 등불이 되어줍니다.


오늘은 스와미 시타라마난다의 저서 『Yoga Sadhana for Self-Healing』에서 말하는 고통의 원인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살다 보면 우리는 종종 이렇게 묻게 됩니다.

“왜 내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을까?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관계에서, 일에서, 건강에서 예상하지 못한 일이 닥칠 때 우리는 실망하고, 분노하고, 불안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감정이 반복되면서 마음속의 고통은 점점 더 깊어집니다.


요가는 이 고통의 원인을 외부가 아니라, ‘마음의 작용’에서 찾습니다.

실제로는 어떤 일이 일어나서 아프다기보다, 그 일이 이래야 한다, 이래서는 안 된다고 믿었던 내 마음이 어긋날 때 우리는 더 큰 고통을 겪게 됩니다.


심지어 ‘좋은 것’에 대한 집착조차 고통의 씨앗이 됩니다. 우리는 사랑이 오래가기를, 건강이 지속되기를, 성취가 끊이지 않기를 바라지만, 요가는 말합니다. 세상은 본래 *무상(無常)*하며,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한다고. 사랑도, 명예도, 관계도 결국은 변하고 사라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것이 변하지 않기를 바라며 집착합니다. 그 집착이 좌절될 때, 고통이 시작됩니다.


요가 수트라에서는 고통을 일으키는 다섯 가지 번뇌(클레샤)를 소개합니다.


  1. 아비디야 (무지) – 영원한 것과 일시적인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무지함
  2. 아스미타 (아상) – 감정이나 생각을 나 자신으로 동일시하는 에고
  3. 라가 (집착) – 즐거운 경험에 대한 반복 욕구
  4. 드베샤 (혐오) – 고통스러운 경험에 대한 회피와 저항
  5. 아비니베샤 (죽음에 대한 두려움) – 존재에 대한 집착과 통제 불안



이 다섯 가지 번뇌는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왜곡시키고, 괴로움과 고통의 결과를 낳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우리는 ’두카(Dukha)’를 경험하게 됩니다.

두카는 단순한 슬픔이 아니라, ‘이건 이래야 해’라는 마음의 집착이 무너질 때 생기는 내면의 저항입니다.


그러나 요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다가오지 않은 고통은 피할 수 있다. (Heyam duḥkham anāgatam)”

고통은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원리를 알아차림으로써 줄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요가 아사나 수련을 하면서 ‘완벽한 자세’에 집착할 때 몸에 무리가 오듯이, 일상에서도 어떤 상태를 ‘반드시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매달릴수록 고통은 깊어집니다. 반대로 지금의 나를 그대로 바라보고, 내 호흡을 따라가며 몸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요가의 본질, 즉 자각과 자유에 한 발 더 가까워집니다.


스와미 시바난다는 말합니다.

“Pain is a great teacher. Suffering is the best purifier.”

고통은 가장 위대한 스승이며, 괴로움은 영혼을 정화하는 불입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Bear insult, bear injury — this is the highest Sadhana.”

모욕을 견디고, 상처를 견디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깊은 수행이라는 것입니다.


요가는 바로 그 수행의 길을 걷는 연습입니다.

삶이 때로는 무너지는 듯 보일지라도, 그 안에서 더욱 단단한 나를 발견하게 하는 여정.

그것이 요가가 우리에게 선물하는 진정한 치유입니다.


오늘도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너머의 지혜와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모든 분들께

깊은 존경과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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