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아는 일은, 결국 자신을 읽는 일이다. 현대 요가는 단순한 신체운동을 넘어, 감각과 의식, 삶의 태도까지 포괄하는 총체적 수련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요가를 가르치는 지도자라면 ‘몸’이라는 현장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복잡한 인체를 어디서부터 이해해야 할까?
그 출발점은 바로 ‘계통(system)’이다. 해부학에서 말하는 인체 계통은 몸을 구조적·기능적으로 나눈 11가지 체계로, 이는 각각의 독립적인 역할을 가지면서도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하나의 유기체로 작동한다. 요가 지도자라면 이 계통들의 상호작용을 통합적으로 볼 줄 아는 눈이 필요하다.
몸을 구성하는 11가지 계통 인체는 다음과 같은 계통으로 구성되어 있다.
외피계통 – 피부, 손발톱, 땀샘 등 외부 보호와 체온 조절
뼈대계통 – 뼈와 관절, 신체 지지와 장기 보호
근육계통 – 움직임과 자세 유지, 열 생성
신경계통 – 감각과 반응, 고유수용성과 의식 조절
내분비계통 – 호르몬 분비, 성장과 에너지 균형
심혈관계통 – 산소와 영양소 운반, 노폐물 제거
림프계통 – 면역 방어와 체액 회수
호흡기계통 – 산소 공급과 이산화탄소 배출
소화기계통 – 음식물 분해와 흡수, 에너지 공급
비뇨기계통 – 노폐물 배출과 수분 균형 조절
생식기계통 – 생식과 성호르몬 분비
이 각각의 계통은 독립적인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몸’이라는 통합적 구조 안에서 상호작용하며 작동한다. 예를 들어, 단순한 전굴 자세 하나를 수행할 때에도 근육계는 움직임을 만들고, 뼈대계는 축을 지지하며, 호흡기계는 폐 확장을 조율하고, 신경계는 균형과 긴장을 감지한다. 이것이 바로 통합적 해부학의 관점이다.
아사나는 움직임이자 시스템 간의 대화다 지도자 과정에서 자주 등장하는 질문 중 하나는 이것이다. “이 자세에서 무엇이 중요한가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단일 구조가 아니라 ‘계통의 대화’를 볼 줄 아는 감각이 필요하다.
가령, 단다아사나(Dandasana)는 단순히 척추를 세우는 자세가 아니다.
이런 통합적 이해가 없으면, 지도자는 아사나를 ‘모양’으로만 가르치게 된다. 하지만 해부학 계통을 기반으로 접근하면, 지도자는 몸 안의 ‘흐름’을 읽고 조율하는 전문가로 거듭난다.
요가 지도자가 해부학을 알아야 하는 이유
‘감각 지도자’로서의 의사소통 능력 향상 - 아사나의 디테일을 근육 명칭이나 정렬 개념만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간의 상호작용으로 안내할 수 있다.
맞춤 수련의 설계 능력 - 예를 들어 림프계가 약한 수련자에게는 역자세나 측굴 위주의 시퀀스를, 자율신경계 불균형이 의심되는 수련자에게는 회복 요가나 교대호흡을 배치하는 방식이다.
철학과 과학의 접목 가능 - 차크라나 나디 같은 전통적 개념과 해부학 계통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면, 수련자의 이해도는 훨씬 깊어진다.
몸은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 - 많은 지도자 지망생이 해부학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용어의 양’ 때문이다. 그러나 해부학은 암기의 대상이 아니라, 수련자의 몸을 이해하기 위한 언어이자 도구다. 우리가 명상할 때 숨을 들여다보듯, 아사나 수련 속에서 계통 간의 흐름을 관찰하는 것이 지도자로서의 학습이다.
몸을 안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읽는 일이다. 계통은 단지 신체의 파트가 아니라, 감각을 이루는 구조이고, 움직임을 구성하는 문법이며, 지도자가 수련자에게 건네는 배려의 언어다. 해부학은 그 언어를 정제하는 공부다.
김윤석
(사)한국치유요가협회 지도자과정 RYTK300+ 해부학 강사
(사)한국치유요가협회 연수위원장
국제통합테라피학회 IAIT 근골격신경계 치유그룹 요가해부학 연구위원장
저서 『안락동 요가일기』 저자
라사요가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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