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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5-07 16: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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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별 / 감성기구필라테스 원장, 『운동하는 동네, 마포』 저자


코로나19의 한복판에 있던 시절, 우리는 모두 손 씻기와 손 소독의 중요성을 뼛속 깊이 체감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위기의식도 조금씩 흐려졌다. 이제는 마트 입구에서 손소독제를 찾기 어려워졌고, 공공화장실에서 비누조차 사라진 곳이 많다.


하지만 우리가 그 시절에 배운 가장 기본적인 교훈은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시니어에게 ‘귀가 후 손 씻기’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질병관리청의 통계에 따르면, 손 씻기만 제대로 해도 호흡기 감염은 20%, 유행성 장 질환은 30%까지 줄일 수 있다. 감기나 장염, 폐렴 같은 감염성 질환의 상당수가 ‘손’을 통해 전파된다는 점을 떠올리면, 손 씻기는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도 간단한 예방책이다.


하지만 단순한 행동일수록 놓치기 쉽고, 반복할수록 소홀해지기 마련이다.
손 씻기와 관련해 자주 듣는 오해 중 하나는 “비누에도 세균이 묻어 있지 않냐”는 말이다. 실제로 축축한 비누는 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조건이긴 하다. 그렇다고 비누 사용을 꺼릴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충분히 거품을 내고 30초 이상 꼼꼼히 문지르는 과정’이다. 그만큼 씻는다면 대부분의 병원균은 제거된다.


또 하나의 오해는 “알콜 손 세정제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알콜젤은 손에 묻은 병원균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먼지나 기름기 같은 오염물질이 묻어 있을 경우 세정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즉, 세정제는 보조 수단일 뿐, 물과 비누로 씻는 것만큼 강력하지는 않다.


귀가 직후, 식사 전, 화장실 이용 후, 기침이나 재채기 후, 반려동물 접촉 후 등 손을 씻어야 할 순간은 하루에도 수십 번이다. 특히 시니어 세대에게는 이 모든 순간이 면역력을 유지하는 결정적인 지점이 될 수 있다.


운동 지도자로서 오랜 시간 시니어들과 함께하며 느낀 것은, 건강은 ‘큰 결심’보다 ‘작은 루틴’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손 씻기도 마찬가지다. 작지만 반복되는 행동 하나가 나도 모르게 나를 지켜주는 방패가 된다.


시니어분들께는 이런 실천 팁을 드리고 싶다.
손의 힘이 약하거나 관절이 불편한 분들은 단단한 비누보다 거품형 펌프 비누를 사용해보자. 손바닥, 손등, 손가락 사이, 엄지, 손톱 밑까지 30초 이상 꼼꼼히 문지르는 습관이 중요하다. 그리고 세수 타월보다 일회용 페이퍼타월이나 휴지로 손을 닦는 것이 더 위생적이다. 축축한 수건은 오히려 세균의 온상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30일 건강 습관 챌린지’를 운영하고 있다. 오늘의 미션은 ‘귀가 후 방문보다 화장실 문을 먼저 열기’다. 단 한 가지 습관을 바꾸는 일은 작아 보이지만, 그것이 쌓이면 삶 전체의 리듬을 바꾼다. 건강한 루틴은 결국 생활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니까.


오늘도 손을 씻으며 하루를 마무리해보자.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을 닦아내는 동시에, 내 몸을 돌보는 마음도 함께 씻겨 나간다. 그 작은 행동 하나가 내일의 건강을 만든다.



마포구 아현동 감성기구필라테스에서, 시니어의 일상을 운동으로 바꾸는 한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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