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만성 피로. 그 원인은 때론 의외의 곳에서 시작된다. 최근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부모들 사이에서 ‘조용한 붐’을 일으키고 있는 운동이 있다. 바로, 엉덩이 근육을 깨우는 데 집중하는 ‘월레 운동(Walle Movement)’이다.
이 운동은 단 10분이면 충분한 짧고 깊은 루틴으로,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자신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무엇보다 몸의 중심이자 에너지의 시작점인 엉덩이 근육(둔근)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서울의 프리랜서 워킹맘 박지연(39세, 가명) 씨는 “아이들 돌보며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이지만, 오히려 저녁이면 허리가 욱신거린다”고 말한다. 병원을 전전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찾기 어려웠다.
전문가들은 이런 증상이 단순한 육체 피로가 아니라 자세 불균형, 근육의 비활성화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특히 장시간 앉거나 틀어진 자세는 엉덩이 근육의 약화를 유발하고, 이는 허리·골반 통증뿐 아니라 전신 피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엉덩이는 우리 몸의 힘의 출발점입니다.” 정재훈 물리치료사는 강조한다. 둔근이 약해질 경우, 하체 뿐 아니라 척추, 상체까지의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
현대인의 생활 방식은 엉덩이를 ‘죽은 근육(dead butt)’으로 만들기 쉽다. 이는 단지 외형적 문제를 넘어서, 신체 기능 저하와 만성 피로, 그리고 심리적 무기력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
SNS에서는 ‘#월레운동’, ‘#워킹맘루틴’, ‘#육아운동’ 등의 해시태그로
짧은 월레 루틴을 실천하는 학부모들의 일상이 공유되고 있다.
“아이 낮잠 시간 15분, 거실 한쪽에서 월레 시작했어요. 허리통증도 줄고, 기분이 한결 부드러워졌어요.” — 김○○ 씨, 36세
“출근 전 서서 8분만 투자해요. 몸이 풀리니 하루가 달라져요.” — 정○○ 씨, 40대 직장인
자기 돌봄이 절실한 이들에게, 월레 운동은 시간의 제약 없이 실천 가능한 루틴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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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