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에 힘을 주세요.” 운동 지도 현장에서 흔히 들리는 이 말은 의도와 달리 골반을 더 무겁게 만들고, 불필요한 긴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구미 레나엘 필라테스의 김한나 원장은 정작 필요한 것은 강제적 ‘힘주기’가 아니라 골반을 안에서부터 지탱하는 감각을 깨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한나 원장은 “밀어내지 말고 받치세요”라는 짧은 문구로 자신의 지도를 요약한다. 많은 이들이 복부를 단단히 조이거나 엉덩이를 과도하게 수축해 골반을 ‘버티게’ 하지만, 이는 호흡을 막고 골반저근의 자연스러운 반응을 둔화시킨다고 지적한다.
“복부를 과하게 누르면 숨이 얕아지고, 엉덩이를 꽉 조이면 좌골이 벌어지며 골반저근은 오히려 약해진다”고 설명했다.
구미 레나엘 필라테스의 김한나 원장은 골반 안정화를 ‘버티기’가 아니라 ‘지지하기’로 정의한다. 즉 움직임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도록 내부에서 받쳐주는 감각을 기르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김 원장은 현장에서 다음의 3단계 연습을 권한다.
좌골의 지지 감각 찾기: 단단한 의자에 앉아 양 좌골이 바닥을 고르게 누르는지 확인한다. 들숨에 좌골이 내려앉고 날숨에 척추가 길어지는 느낌을 의식한다.
골반저근과 복부의 조화: 누운 자세에서 들숨에 골반저근이 부드럽게 열리고 날숨에 안쪽·위쪽으로 끌어올려지는 감각을 찾아 복부는 ‘안으로 스며드는’ 느낌을 유지한다.
움직임 속의 지지 연습: 다리나 팔을 움직일 때 골반이 따라가지 않도록 관찰하며, 정지력이 아닌 흐름 속 지지를 연습한다.
수업에서 자주 쓰는 큐잉도 감각 중심이다. 김한나 원장은 “골반은 조이는 게 아니라 안쪽에서 모아지는 느낌” “좌골이 바닥으로 가라앉고 척추는 위로 길어진다” 등 구체적이고 이미지가 떠오르는 표현으로 참여자의 몸이 스스로 정렬을 찾도록 돕는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힘주기가 장기적으로는 유연성 저하와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한나 원장은 “골반을 단단하게 만들기 전에, 먼저 얼마나 편안하게 받쳐줄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게 진짜 정렬이고, 중심”이라고 말했다.
작은 감각의 변화가 일상적 움직임과 운동 수행의 질을 바꾼다는 그의 조언은, 강한 근력보다 지속 가능한 ‘감각적 지지’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운다.
김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