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현대인에게 ‘앉기’는 너무도 익숙한 동작이다. 그러나 무심코 취하는 습관성 자세 한 가지가 척추와 어깨, 무릎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균형 붕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구미 레나엘 필라테스의 김한나 원장은 경고한다.
김한나 원장은 “몸의 중심을 되찾으려면, 가장 먼저 앉기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 골반 정렬 훈련의 출발은 좌골을 느끼는 데 있다”고 말했다. 좌골(ischial tuberosity)은 앉을 때 바닥과 직접 닿는 뼈로, 척추를 지지하고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장시간의 좌식 생활과 둔근(엉덩이 근육)의 둔화, 잘못된 기대앉기 습관으로 좌골 감각은 점차 희미해지기 쉽다.
문제는 많은 사람이 좌골 대신 꼬리뼈나 허리로 몸을 버티며 앉는다는 점이다. “푹 꺼진 소파에 기대 앉듯 자세를 취하면 척추가 무너지고 목·어깨에 불필요한 긴장이 쌓인다”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바르게 앉으라”는 일반적 조언만으로는 부족하며, 좌골 자체의 압력과 위치를 ‘느끼게’ 해주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한나 원장이 제안하는 간단한 좌골 감각 회복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단단한 의자에 앉아 발을 골반 너비로 벌리고 발바닥을 바닥에 붙인다. 몸을 앞뒤로 살짝 기울여 좌골이 닿는 압력 변화를 의식하고, 오른쪽과 왼쪽 엉덩이를 번갈아 들었다 놓으며 좌골의 접촉을 비교해본다. 양쪽 좌골이 동시에 바닥을 ‘뿌리내리듯’ 누르는 순간 척추가 힘이 아닌 균형으로 곧게 서는 감각을 느낄 수 있다.
호흡을 결합하면 효과는 더욱 커진다. 김한나 원장은 “들숨에 좌골이 바닥을 더 깊게 누르는 느낌을 가져보고, 날숨에 척추가 위로 길게 뻗는 흐름을 따라가라”고 권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살이 아닌 ‘뼈가 닿는 느낌’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수업 중 사용되는 큐잉도 실용적이다. 김한나 원장은 회원들에게 “좌골이 두 발처럼 바닥을 누르고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숨이 좌골까지 내려가고, 내쉴 때 척추가 위로 떠오르는지 느껴보세요”와 같이 구체적이고 감각을 환기시키는 말로 정렬을 돕는다.
작은 인식의 변화가 큰 결과를 만든다. 김한나 원장은 “지금 앉아 있다면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좌골을 느껴보라”며 “그 한 번의 자각이 허리와 어깨, 무릎까지 이어지는 균형 회복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