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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05-25 1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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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만 보고 걷던 한 소녀가 있었다. 세상과 소통이 힘들어 안으로만 숨던 그 아이가 성장해 한 아이의 엄마로, 요가인으로 변모했다. 요가로 세상을 날게 된 정민아의 꿈과 희망.



정민아는 올해 서른세 살 된 요가&필라테스 강사다. 울산 해달테라피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를 서울로 청했다. 5월 중순의 서울 하늘은 모처럼 파랬는데, 전날 갑자스레 내린 잠깐의 폭우 덕인 듯 했다. 모던한 도시를 배경으로, 5월 하늘을 담아 멋지게 사진을 찍어보자는 계획은 하나씩 성사되고 있었고, 드디어 오늘 그녀를 압구정동 한 복판 근사한 건물 옥상 위에 세울 수 있게 됐다.


울산에서 서울로의 장거리 이동이 피곤할 법도 하건만 그녀는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으로 인해 지면에 누가 되면 어떻게 하냐며 걱정스런 낯빛을 띄곤 했다. 그러다가도 필라테스 기구 위에 오르면 그 동작이 잘 되건 되지 않건 간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어쩌다 미끄러지기도, 동작이 흐트러지기도 했지만 우리는 곧 그녀가 완벽한 자세를 취해 줄 것을 알고 있었다.


이런 사진 촬영은 처음이라고 들었는데요. 소감이 궁금합니다.


강사로서 흔치 않은 기회를 만났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번 촬영 덕분에 새로운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필라테스를 더 잘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거든요.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수련하고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요가와 필라테스를 비교해 볼 때, 각각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필라테스는 근력을 기르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필라테스 호흡은 요가 호흡과 완전히 다르죠. 호흡이 요가에 비해 더 힘든 편인데, 흉부호흡을 하니까 그런 것 같아요. 필라테스는 코어를 잡고, 대기구 위에서 운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덕분에 근력이 상당히 필요하죠. 이에 비해서 요가는 근력도 근력이지만 유연성과 균형 감각이 강조되는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요가는 심신이 함께 가는 운동입니다.



어떤 인연으로 요가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내성적인 성격의 아이였어요. 땅만 보고 걸어 다니는 그런 아이 있잖아요? 제가 꼭 그랬어요. 어깨는 구부정했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몹시 두려워했죠. 아버지가 경상도분이라 굉장히 보수적이었습니다. 남아선호사상도 강해서제가 좀 위축된 삶을 산 게 아닌가 싶어요. 성인이 되고 난 후 운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울산에 있는 피트니스센터에서 처음 요가를 접했는데 그때 정통 요가를 배웠죠. 하면서 알았는데 요가가 저와 아주 잘 맞았어요. 원래 통통한 몸이었는데 요가를 통해 자세도 좋아지고 몸의 라인도 잡혔죠.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요가가 땅만 보고 다녀 구부정해졌던 제 어깨를 활짝 펴주었다는 점입니다. 몸이 펴지니까 성정도 바뀌더군요.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쑥스러워 하지만, 학생을 가르치거나 회원들을 앞에 두고 있으면 전혀 다른 모습이 나와요. 목소리도 커지고 말도 많아집니다. 회원은 주로 어머님들인데 처음엔 어렵다가도 어느 순간 맞장구치고 있고 먼저 다가가 말 걸고, 많이 웃는 저를 발견합니다. 요가는 사람 성격도 바꿉니다(웃음).


결혼, 임신, 출산 등을 겪으면서 요가와 멀어지지는 않았나요?


잠시 다른 직업을 가져본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곧 다시 돌아오게 되더라고요. 대학에서 유아교육학을 전공했어요. 유치원 선생님으로 약 일 년 정도 활동했죠. 하지만 도저히 안되겠더라구요. 다시 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교사 생활 접고 요가 강사로 살고 있습니다. 요가는 제게 운명인거죠.



요가에 대한 정민아 강사님의 철학이 궁금합니다.


요가는 몸과 마음의 안정, 평화를 주는 운동입니다. 격하게 땀을 흘리거나 힘들게 하는 운동은 아니지만 전신을 다 쓰는 운동이죠. 한 곳만 집중적으로 움직여 어떤 효과를 보기보다는 전신을 다 써서 몸을 조화롭게 만들기 때문에는, 어떤 회원 분들은 요가를 지루해하기도 하세요. 특히 몸을 격렬하게 움직여 땀을 많이 내는 운동을 하시는 분들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요가가 정적인 분과 더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 어쩌면 이것은 제 개인적인 경험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최근 필라테스에 관한 열풍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도 느끼시나요?


확실히 느낍니다. 많은 분들이 필라테스를 찾고 계시니까요. 한 가지 어려운 점은 제가 울산 지역에서 주로 활동을 하다 보니 새로운 정보와 트렌드에 목마르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서울에서 열리는 필라테스 관련 컨퍼런스나 세미나를 열심히 찾아 다녀요. 지난 3월에 열였던 2017 MYPC 컨퍼런스에도 참석했습니다. 현장에서 강의를 하면 실은 회원분들보다 강사가 더 열심히 공부하는 것을 봅니다. 그만큼 절실하고 필요하기 때문일 거예요. 저 역시 필라테스 공부에 올인하는 요즘입니다.


요가에 관심 많은 일반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가나 필라테스를 바라보는 세상의 편견이 있습니다. 몸이 유연해야 가능한 운동, 여자만 하는 운동이라고 생각하죠. 현대인들은 자신의 몸에 대해 잘 모릅니다. 몸이 얼마나 굳어져 있고 비틀어져 있는지 알지 못하죠. 요가와 필라테스를 통해 그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몸이 편해지면 마음이 편해지는 속성이 있습니다. 자신의 몸을 바라보면서 운동을 하면 몸과 마음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바쁜 일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면 요가와 필라테스를 통해 몸과 마음의 안정을 찾아주세요. 뭐든 경험해 보는 게 중요합니다. 한 번 시작하면 그 세계에 대한 매력에 눈뜨게 될 겁니다.


글 김민정 편집장 / 포토그래퍼 전재호 / 헤어 헤리페리 / 메이크업 이예나 / 의상협찬 룰루레몬, 샤마르, 액티브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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