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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03-29 15: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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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테스 문화 저변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필라테스 업계에 양질의 강사 수급과 질 좋은 교육 프로그램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지금, 한국 필라테스계의 거목 노수연 교수를 중심으로 ‘대한필라테스회’ 창립이 결정됐다.



한국 필라테스 시장이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해마다 전년도의 두 배 가까운 교육기관이 문을 열고 있는 실정. 우리는 생활환경 주변 수백 미터 안에서 필라테스 교육관을 하나 이상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폭발적 성장을 거듭함에도 불구하고 교육 내용을 채우는 양질의 강사 수급 문제, 질 좋은 교육프로그램의 개발 등을 떠올리면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된다.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지만 거기에 반드시 수반되어야 내적 퀄리티가 부족해 보이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업계 스스로 하향곡선을 그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일고 있다.


이런 고민과 문제점을 공유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업계 전문가 4인이 모였다. 현재 가천대학교 운동재활복지학에 재직 중인 노수연 교수는 한국 필라테스 계의 대모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찍이 영국과 미국에 유학 가 필라테스 정통 후계자들에게 수학하고 돌아와 불모지였던 한국 필라테스계에 이론적, 학문적 배경을 전파해왔다. 또한 사단법인 대한필라테스연맹 위원장, 한국스포츠문화재단 상임이사, 국민생활체육회 이사 등을 역임하며 명실 공히 대한민국 필라테스 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활동 중이다.


한국스포츠문화재단 총괄운영을 맡고 있는 양원석 사무총장 역시 오늘 좌담회의 핵심 멤버. 지난 30여년 간 스포츠전문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출간한 스포츠전문 서적이 770여 종에 이른다. 한국 스포츠문화발전에 그가 끼친 긍정적 기여가 눈부시다.


오랫동안 필라테스를 해오면서 그 누구보다 필라테스의 실전에 강한 윤현경 MPA 이사 그리고 한국치유요가협회 김성원 협회장이 합류하면서 대한필라테스회 창립을 위한 4인의 좌담회가 그 실체를 드러냈다. 지난 3월 7일 가천대 의대에서 진행된 내용 속으로 들어가 보자.

편집장: 바쁘신 중에도 이렇게 참석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간단한 소개와 함께 오늘 모임의 대한 의미를 짚어보는 것으로 대담을 시작하겠습니다.


▲ 노수연 교수


노수연 교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노수연입니다. 다양한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저는 세계적으로 국제 필라테스 라이센스는 저만큼 딴사람이 없다고 자부심을 갖고 항상 얘기하곤 합니다. 현재 한국 필라테스 시장은 굉장히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많이 기쁘면서도 동시에 우려를 느끼는 것도 사실입니다. 양적 팽창에 비해 질적인 성장이 뒷받침 되어야 ‘지속성’이 가능한데, 아직은 그 부분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건강 교육이라는 화두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삼박자가 맞아 균형을 이뤄가며 진행되어야 하는 것인데, 그런 건강 교육 문제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자격을 우리가 갖추고 있는지 다소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양원석 사무총장: 네, 반갑습니다. 저는 30년 동안 스포츠전문출판사를 운영해왔고 현재 한국스포츠문화재단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양원석입니다. 저는 스포츠가 갖고 있는 각종 사회문화적 이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왔고 스포츠가 갖고 있는 공정성과 가치에 대해 우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스포츠를 통해 관람 문화와 축제 문화, 응원 문화가 선도되면서 한 나라의 문화 저변이 성장하곤 합니다. 또한 스포츠는 ‘결과에 대한 승복’의 철학을 지님으로써 그 사회가 공정하고 깨끗하게 성장할 수 있게 합니다. 제가 스포츠 종목과 관련된 책을 출판하다보니, 어떤 종목은 한 시기를 화려하게 풍미한 후 퇴보하기도 하고, 또 어떤 종목은 트렌드에 맞게 저변확대가 되는 것을 목격합니다. 필라테스는 지금 현재 가장 트렌드에 맞게 뜨고 있는 종목입니다. 필라테스의 영역과 시장성이 상당히 밝아 보이는데, 그에 걸맞은 내용이 필요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윤현경 이사: 안녕하세요. 윤현경입니다. 저는 2006년 폴스타 필라테스(Polstar Pilates) 지도자 교육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실무 경력을 쌓아왔고 현재 MPA 이사로 활동 중입니다.


김성원 협회장: 안녕하세요. 한국치유요가협회장 김성원입니다. 2006년부터 필라테스 강사를 양성하면서 지금까지 한국 필라테스계의 변화를 지켜보다 더 이상 방관하면 수습하기 어려운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올바른 필라테스 교육과 지속적인 보수교육으로 필라테스의 정신과 철학을 살리면서 우리 현실에 적합하게 변화하기를 기대하면서 노수연위원장님과 양원석, 윤현경 부위원장님을 모시고 발로 뛰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편집장: 먼저 한국 필라테스 산업계를 정리해보겠습니다. 현재 업계 현황에 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노수연 교수: 제가 미국에서 공부한 터라, 우선 미국 자료를 좀 언급하겠습니다. 2004년도에 미국의 ACSM(American Colleage of Sports Medicine)에서 발표한 자료가 있습니다. 2004년에 비해 2010년 미국의 필라테스 이용자가 수백 배 늘어났다는 내용인데요, 숫자를 추산해보면 2016년에 약 천만 명 정도가 미국 필라테스 인구라고 어림잡을 수 있습니다. 미국 필라테스 산업이 어떤 한 시기에 급팽창 한 거죠. 현재 우리나라 역시 미국과 비슷한 급 팽창기에 있습니다. 지금이 피크죠.


김성원 협회장: 2012년도에 전국에 약 200개의 필라테스 교육기관이 있었습니다. 그 후 해마다 배수로 늘어났습니다. 매 년 200퍼센트씩 성장해온 거죠. 그 추세대로라면 올 해는 최하 3000개에서 5000개의 새로운 숍이 오픈될거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올 해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첫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양원석 사무총장: 엄청난 증가추이인데요. 그 이유가 뭘까요? 왜 갑자기 지금 이 시점에서 팽창하는 건지 궁금해지네요.


김성원 협회장: 필라테스 초창기에는 1:1 교육 위주로 진행되면서 수업료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그러다 2014년이 되면서 3:1 혹은 4:1로 추세가 변했고 작년부터 8:1까지 넘어갔습니다. 주 2회 수업료가 월 십몇만원 대로 떨어진 거죠. 시장만 놓고 볼 때에는 일반인들의 접근성이 상당히 넓어진 게 사실입니다. 반면 문제점도 함께 불거지고 있습니다.


노수연 교수: 미국은 불황으로 인해 거품이 완전히 빠졌습니다. 이젠 진짜 제대로 하는 필라테스 인구만 남아서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거품이 빠지는 과정을 조만간 겪을 것으로 봅니다. 그 때를 대비해 질적인 교육에 더 신경 쓴다면 미국과는 양상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커지는 시장에 맞게 질적인 균형을 제대로 맞춰나가, 오히려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게 하자는 겁니다.


양원석 사무총장: 지인이 위례신도시에 큰 규모로 헬스센터를 오픈했습니다. 거기에 필라테스도 들어가 있습니다. 강의는 4:1 혹은 5:1로 진행됐는데, 이곳에서 운동을 배우던 여성들이 깊이가 없다고 느꼈는지 같은 건물의 다른 층에 있는 전문 필라테스 숍으로 옮겨 갔다고 합니다. 비용 차이가 많이 남에도 불구하고 다시 배우더란 얘기죠. 일반적인 프로그램에는 만족을 못하고, 더 전문적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을 직접 목격하고 나니 필라테스 운동의 전문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알게 됐습니다.


편집장: 결국 필라테스 산업의 확산에는 강사의 자질이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된다는 말씀이신가요?


▲ 김성원 협회장


김성원 협회장: 현실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냐면, 정확한 데이터나 통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국내에 약 3000~5000개 정도 기구가 들어가 있는 필라테스 숍이 있다고 합니다. 한 곳에 평균 6명 정도의 강사가 있다고 치면 그 수가 제법 됩니다. 2017년도 말 기준 전국에 8000개 정도의 숍이 생긴다고 볼 때 약 5만 명 정도의 강사가 활동하게 됩니다. 이 5만 명 강사가 제대로 된 교육 시스템 안에서 양성될 것인가 하면 그건 의문이라는 거죠. 결국 단기 속성의 부실 강사가 속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필라테스계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쌓여 붕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지점입니다. 전체 필라테스계가 붕괴되지 않게 이끌어주는 게 먼저 필라테스를 시작하신, 여기에 모이신 분들의 역할이라는 거죠.


노수연 교수: 필라테스 강사를 ‘움직임 전문가’로만 보면 안 됩니다. 필라테스가 다른 운동과 다른 게, 그 정신과 철학을 담은 교육이 반드시 따라붙어야 합니다. 아픈 사람이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을 만나면 ‘필라테스는 안전한 운동이니 해도 된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환자는 비싸더라도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죠.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기에 기대감도 커집니다. 그런데 만약 지도자의 자질이 부족해 제대로 된 운동 치료 프로그램을 수행하지 못하면 환자분의 실망도 커지게 됩니다.


현대 문명과 기계의 발전 덕에 우리 인간은 갈수록 덜 움직일 것이고, 그래서 나쁜 생활 습관을 갖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근골격계질환자가 많이 늘어날 것이며, 제대로 된 운동생활 전문가가 더욱 필요하게 될 겁니다. 미국은 이미 재활 목적의 운동치료 프로그램으로 필라테스가 많은 병원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만큼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운동이죠. 필라테스는 다른 운동과 달리 수술 후 회복 기간에도, 나이가 들어도, 미성숙한 아이도. 임산부도 할 수 있습니다. 대상이 넓은 만큼 비즈니스적으로 상당히 매력적이죠. 대신 그만큼의 양질의 교육이 뒷받침되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성원 협회장: 그렇습니다. 팽창해오던 시장이 지금 피크에 달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전문성 없이 오롯이 필라테스라는 단어 한 개만 갖고 활동했다면 내년부터 좀 더 전문화가 되지 않겠나 조심스럽게 예견해 봅니다. 필라테스 안에서도, 임산부, 실버, 키즈 이런 식으로 나뉘며 프로그램이 세분화될 것이고, 조금 더 진행되면 강사의 자질에 따라 고급, 중급, 혹은 생활치유 필라테스라는 식으로 재분류가 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2~3년 후에 필라테스의 등급이 매겨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윤현경 이사: 그래서 오늘 대한필라테스회의 창립에 관한 의제가 논의되는 것 아닌가 합니다. 새롭게 출범하는 자리가 바로 이 자리니까요. 제가 현장에서 느끼는 점은, 많은 지도자들이 경험이 붙을수록 지식의 깊이를 추구하고 전문적 내용과 정보 등에 목말라 한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대한필라테스회에서 다양한 수준별 교육을 마련한다면 필라테스 전문 강사들의 지속적인 발전과 질적 향상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김성원 협회장: 대한필라테스회에서 추진해야 할 사업 중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것은 지속적인 보수교육이라고 봅니다. 조금 전 얘기했던 대로 지도자들의 후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슈로 다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필라테스가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운동이 아니기 때문에 외국의 본류 분들을 불러서 궁금한 것을 묻고 답하는 기회가 마련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한체육회 가입을 목표로 한다면 전국 필라테스 대회를 추진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봅니다.


편집장: 그렇다면 대한필라테스회의 향후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노수연 교수: 한국에서 필라테스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 우리가 메인 타워역할을 하자는 겁니다. 아카데미를 통해 재교육도 벌이고, 필라테스의 살아 있는 제자 분을 모셔서 특강도 하고요. 대한필라테스회에서는 그런 실질적인, 오리진같은 분들을 모셔서 재교육에 신경을 쓰고, 또 한 편으로는 다양한 센터를 가진 분들이 모일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발전과 비전을 함께 공유하면서요. 일단은 많은 사람들이 와서 모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애정과 열정을 가진 분들이 참여해서, 교육도 받고 필라테스 사업적인 부분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도 받고요.


▲ 양원석 사무총장


양원석 사무총장: 거기에 더 덧붙이자면, 대한필라테스회는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아야 합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필라테스가 어떤 운동이냐?’고 묻곤 합니다. 필라테스가 얼마나 기능적인 운동이고, 어떻게 태동되었고, 어떻게 실행해서 효과를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일반인 교육도 함께 펼쳐나갔으면 합니다. 언론에 알리는 역할, 홍보를 하는 역할 등 이른바 마케팅 활동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아까 김성원 회장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질 높은 교육을 통한 강사의 배출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를 해야 합니다. 이런 점들이 우리 대한필라테스회가 나아갈 방향 아니겠나 싶습니다.


윤현경 이사: 이제는 필라테스가 굉장히 다양하게 디자인되고 발전하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더해지고 역사가 쌓이다보니 즐거움을 발견하는 기회가 많아지는 거죠. 이런 점은 필라테스의 시장성 확대에도 분명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양원석 사무총장: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분들의 동력과 에너지, 거기에 전문성이 더해졌으니 우리가 같이 힘을 모으면 대한필라테스회가 대한민국에서 우뚝 솟을 것 같습니다(웃음)


윤현경 이사: 저도 열심히 배워가면서 보탬이 되어드리고 싶습니다.


정리 김민정, 사진 김준호


▲ 윤현경 MPA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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