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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7-03-29 14: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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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요가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서종순 교수를 만났다. 올 봄 열릴 춘계학술대회 준비로 분주한 서종순 교수는 한국요가학회 창립부터 지금까지, 학회가 걸어온 발자취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서 교수를 만나 학회의 역사와 그 존재 의미를 짚어보았다.


“모든 분야는 이론적 토대가 있어야 지속가능합니다”





한국요가학회가 언제 설립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공식적으로는 2006년 5월 13일이 학회창립일입니다. 물론 그 전부터 논의는 많이 되었지요. 일단 한국에서 요가는 1960년대 이후부터 시작되었고, 요가 협회를 중심으로 한국의 요가 관련 기관이 만들어지면서 2000년대를 넘으며 요가가 대중적 인기의 정점을 찍게 됩니다. 이렇게 요가 문화가 무르익게 되자 요가를 체계적으로, 학문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학교의 필요성이 대두되게 됩니다. 2002년 춘해보건대학교 요가 학과를 필두로 원광대학교 대학원의 석사 과정으로 요가 학과가 신설되었습니다. 그 후 여러 대학에서 요가 학과가 문을 열었습니다.


대학에 요가 학과가 설립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그 당시 요가의 대중화는 이루어졌지만, 위상이 높다거나 좋은 대우를 받는다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일반 대학에서는 요가를 학문으로 인정해주지 않으려고 해 어느 대학도 처음부터 쉽게 문을 열진 않았지요. 그 때 원광대가 관심을 가졌습니다. 원불교 자체 내에 종법사 한 분이 계셨는데, 이 분이 요가에 관심이 많아 제자들을 인도에 보내고 교무님들 교육에 요가를 끼워넣기도 하셨습니다. 다른 종교에 비해 원불교가 요가와의 친화성을 가졌던 거지요. 그런 분위기 때문에 대학원 설립이 가능했습니다. 대학원 초기에는 전국에서 학생들 많이 몰려들었습니다. 심지어 비행기를 타고 와서 공부하는 학생이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이렇게 대학원이 잘 되니까 더 대중화할 필요성, 즉 대학에도 학과를 설립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2004년 제의가 들어왔고, 2005년도에 원광디지털대학교에 요가학과가 문을 열게 됩니다.


한국요가학회를 끌어오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대학에 하나 둘 학과가 개설되다보니 학회를 만들어 요가 문화의 질적 성장을 이끌어보자는 의견이 대두되었습니다. 2006년도에 공식적으로 사전 모임을 여러 번 거쳤고, 이후 공식적으로 요가 학회가 개설되었지요. 초기에는 많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일 년에 두 번, 춘계와 추계로 나누어 학술대회가 지속되면서 역사도 쌓이고 의제도 활발하게 논의되는 등 업계에 화두를 던지며 완전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금은 관련 학과의 교수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참여하고 있고, 또 예전엔 많이 못 드렸던 연구비도 이제는 조금 더 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쁠 따름이지요.


최근의 요가 학문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요즘에는 요가라는 학문이 단독으로 움직이기 보다는 다른 분야와 연계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생활체육학과 요가의 연결고리가 단단해지고 있습니다. 학회 입장에서 보면 요가만 중요한 게 아니라 체육학, 심리학 등 모든 영역들이 요가가 관련성을 갖게 되어 우리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요가 전공 교수 외에 관련 인접 학문 관계자분들을 많이 초대해서 같이 학회를 열게 되었는데, 특히 재활, 임산부. 출산 후 건강 관리 등 의학 쪽에서도 관심이 높습니다. 이렇게 학문이 연계되면 될수록 학회가 심도 깊게 연구할 의제가 많아집니다. 여러 가지 문제를 사전에 진단하고, 시너지 효과는 무엇이며, 문제점을 미리 예견할 수도, 연결된 두 영역들을 승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특히 심리학 쪽에서는 명상 심리학회가 따로 있는데 굉장히 긴밀한 관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래 명상이 요가 영역에 들어와 있는 거니까요.


서종순 교수님께서는 언제부터 학회장으로 활동하셨나요?


1대 회장님께서 기초를 다진 후 제가 바통을 이어받아 2013년부터 2대 학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햇수로 5년째가 되어가네요. 저는 국내의 많은 요가협회와의 연관성, 타대학 학과 교수와의 연계 등에 힘을 기울였습니다. 많은 협회 관계자들이 후원을 아끼지 않으셨고, 덕분에 학회가 오늘까지 지속해 오는 데 큰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 학회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는 의제는 무엇입니까?


지금까지 다루지 않은 게 없다고 할 정도로 다양한 요가 관련 주제를 다뤘습니다. 초기에는 철학적인 내용의 의제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시대가 변하면서 체육학적 요소와 의학적 요소, 생리학적 요소 등과 연계된 주제 발표가 활발한 편입니다. 최근에는 국제적인 수준에서의 요가와 그 속에서 한국의 요가 위상 등이 다뤄지기도 했습니다. 시대를 진단하고 반성하며 미래를 살펴보자는 목적에서 마련됐는데, 이런 주제는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학문으로써 요가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습니까?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이론적 근거가 없으면 수명이 짧습니다. 예를 들어 공산주의나 민주주의도 그 이론을 뒷받침할 논리적 근거와 학문적 배경이 없었다면 오래 존속되지 못했을 겁니다. 칼 마르크스가 없었으면 공산주의도 없었겠죠. 마르크스가 엄청나게 철학적인 인물이었던 것 아시나요? 그의 철학 논리를 정치인들이 이용하면서 결과가 그렇게 된 것이지만요. 어찌됐든 모든 존속하는 것에는 이론적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요가가 대중적인 인기를 타고 2000년대에 들어와 무르익었지만, 건강한 방향으로, 장기적으로, 질적 향상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학문적 근거가 필요합니다. 학회는 바로 그런 필요성에 의해 생겨났고, 그래서 더욱 학회를 성공적으로 키워가야 할 의무가 있다고 여깁니다.


글 김민정, 포토그래퍼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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