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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9-17 13: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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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018 미스코리아 진’으로 뽑힌 김수민을 만나한 달간의 합숙과정 뒷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미스코리아 합숙과정에서 사회를 배웠어요.”
디킨슨 대학교 국제경영학을 전공해 올해 졸업한 김수민은(24)은 경기도 진으로 뽑힌 후 일주일 만에 경기도의 한 연수원에서 50여 명의 전국의 진선미와 함께 모여서 합숙을 시작했다.
“협찬받은 티셔츠와 청바지를 모두 똑같이 입고, 헤어 메이크업 등을 배웠어요. 본선 생방에 서도 직접 메이크업을 했어요. 저는 메이크업을 못해서 거의 ‘생얼’로 나갈 수밖에 없었죠.”
미스코리아 합숙은 2인 1실로 했다. 첫 심사 후 18명이 집으로 돌아갔다. 외모와 지덕체, 자기 소개, 심층 인터뷰 등의 심사를 했다. 서바이벌 방식이었는데, 짐은 미리 싸고 나와 그 자리에서 호명하는 대로 집에 가야 했다.
“탈락하는 상황이 잔인하게 느껴졌어요.”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서로 알아가고, 정이 들어 누군가 탈락하면 같이 울었다.
합숙소에서는 규율이 엄격했다. 처방전을 받지 않은 약은 소지할 수 없었다. 다이어트 약도 안 됐다. 커피나 카페인, 초콜릿도 금지였다. 특히 힘들었던 것은 화장실 문제였다. 화장실에서 실신하는 경우가 있어 합숙생들과 현장 스태프가 함께 줄을 서서 화장실에 갔다. 1~2시간마다 단체로 가는데 화장실 안에서 사람이 기다렸다. 그 때문에 변비가 생긴 사람들이 많았다. 변비약도 다이어트로 먹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안되었다. 약 대신 바나나를 줬는데, 그리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제가 할 수 있는 역량이 된다면 최대한 많이 열어두고 경험을 해 보고 싶어요.”


합숙에서는 벌점 제도가 있었다. 심사에 반영되는 점수였다. 지각은 초 단위로 점수에 반영된 다. 혼자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룸메이트도 연대책임을 졌다. 그만큼 합숙소에서는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합숙하면서 그녀가 제일 좋아했던 것은 음식 었다. 뷔페였는데 파닭과 돈가스, 크림 스파게티 등 음식이 너무 맛있어 건강하게 합숙을 마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녀는 체중조절에는 실패했다고 한다. 합숙 초반에 프로필을 위한 몸무게와 키를 재고, 합숙 마지막에도 재는데, 합숙 기간을 거치면 대부분 2~3kg씩 살이 빠지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김수민은 그대로였다.
“저는 먹어야 힘이 나는 스타일이에요.”
김수민은 친구와 함께 푸드 블로그도 운영할 정도로 음식을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fattsoo’s cravings라는 블로그인데 친구 이름인 파트마와 김수민의 수를 따서 만들었다.




미스코리아 眞 수상
수상 후 김수민은 “수상할 걸 미리 아셨죠?”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처음 호명됐을 때 그녀의 반응이 드라마틱하지 않아서였다. 사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얼어있었다.
“머릿속이 새하얘졌어요. 선까지 불렸을 때 ‘이제 끝났구나’라며 수상을 응원해주는 마음이었죠. ‘나는 괜찮다, 괜찮다’라고 마음을 잡고 되뇌고 있었어요.” 그래서 수상소감을 멍한 상태에서 했다. 왕관은 무거웠고 고정도 잘 안되었다.
MC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 “왕관이 정말 너무 무겁다”고 말해버렸다. “지나고 나서는 그 말을한 것이 너무 창피했어요. 당시에는 얼떨떨했지 만, 대회가 끝나고 나서 차츰 실감이 났죠.” 너무 쑥스러워서 친구들에게도 얘기를 못했는데, 방송을 보고 친구들이 연락이 왔다. “어떻게 이런 일을 말을 안 할 수가 있냐? 진작 알았다면 인기 투표도 도와줬을 것 아니냐”라고.
외국에서 생활하다가 올해 5월에 학교를 졸업 했다. 중3 때 떠난 유학이었다. 한국에 들어와 기업 공채 시험을 준비하며, 마지막 학기 대학 논문을 쓰고 있었다. 그때 마침 인터넷 뉴스에 공지사항이 떴다. 그날이 경기지역 지원 마감 날이었다. “미스코리아가 아직 하나 봐” 김수민은 대화 도중 어머니가 “지원해봐”라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진짜?” 그녀는 미스코리아는 미용실에서 출전하는 것인 줄만 알았다고 한다. “요즘은 기업 공채 지원하듯이 온라인으로 이력서를 입력하는 방식이더라고요.”
호기심에 지원했다가 덜컥 붙었다. 두 달간의 교육과 지역 본선을 거쳐 미스코리아 합숙에 참여했다. 김수민의 아버지는 “너와 적성이 안 맞을 것 같은데”라고 했다고 한다. 한번 해보라고 했던 어머니도 걱정을 했다.
“경기도 지역 본선 당일에 어머니는 장문의 편지를 쓰셨어요. 제가 될 줄 모르셨기 때문에 ‘상 처받지 말고 모든 과정을 경험이라 생각하라’는긴 편지를 쓰셨죠.”
경기에서 진이 되고 일주일 뒤 본선 합숙에 들어 가게 됐다. “어머니는 ‘사진도 못 찍어줘서 미안하다. 안될 줄 알았다’고 하셨어요. 서울 본선 때는 어머니가 기도를 많이 하셨어요.” 그러나 정작 수상하고 나서 부모님은 굉장히 침착한 모습이 었다. 남동생을 비롯한 가족들의 표정은 너무 덤덤했다. 그녀는 조금 서운했다. 그러나 가는 길에 아버지가 우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제가 부담 가질까 봐 좋은 마음을 숨기셨던 것 같아요.”

“‘내가 준비가 되어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저는 갑자기 하게 된 것이라 많이 헤맸는데, 누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친구들이 많았어요. 자기소개도 잘하고, 정말 준비되고 멋진 마인드를 가진 친구들이 많았죠.”
김수민은 미스코리아 과정이 특별한 경험이라 생각한다. 난생처음 악플이라는 것도 경험해봤 다. “저는 괜찮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겪어보니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말할 수있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김수민은 “‘자연 미인이 아니고 자연인’이라고 하는 댓글에 웃었 어요”라며 털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버지가 정치인이다. 언론인이다’라는 얘기도 있었어요. 정말 아니거든요. SNS에 올린 친구들 사진도 기사화되어 저와 친구들 모두 당황하기도 했어요. 비공개로 돌렸는데 그게 또 뉴스가 됐어요.”



아침 요가를 하고 나면 상쾌해졌다.
“음악에 맞춰 하는 운동을 좋아하는데, 아침에 아파트 주민들이 하는 에어로빅 클래스가 있어 요. 줌바 같은 것들인데, 아침에 한 시간 동안 아주머니들과 땀을 뻘뻘 흘리면서 하는 운동이 저에게 진짜 에너지를 줍니다.”
그녀는 고등학교 때부터 축구와 라크로스를 해왔다. “저는 스포츠를 진짜 좋아해요. 라크로스는 체격이 좋고 힘이 있는 여성들이 하는 운동 이에요. 미국에서는 인기가 많은 운동이죠.”
축구는 고등학교 팀에서, 대학교 때는 클럽이나 체육 클래스에서 했다. 그녀는 등산도 즐겨 틈날 때마다 집 근처 산에 자주 간다. “파주에 살아서 산 정상에 오르면 북한이 보여요.”
미스코리아 합숙 생활 중 아침의 시작은 항상 요가였다. “오전 6시에 일어나 모두 함께 하는 요가는 즐거웠어요. 아침 요가를 하고 나면 몸이 풀리고 상쾌해졌죠. 대학교에서도 매 학기 교양과목으로 요가를 선택해서 학교를 다니는 내내 요가를 하기도 했어요. 잘 하진 못했지만 요. 미스코리아 대회 초반 자존감이 많이 낮아 졌었는데, 이유는 전국에서 온 친구들이 몸매도 좋고 예뻐서 ‘나도 굶어야 되나, 나도 저렇게 마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TV 화면에서는 자신의 몸이 더 크게 나와 상심 하기도 했다. 합숙소에서 룸메이트와 함께 요즘 유행하는 ‘티파니 운동’을 열심히 따라 하기도 했다는 그녀는 코어 근육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는 필라테스도 시도해 볼 예정이다.
“진선미 분들이 어떻게 몸매 관리했냐고 서로 팁을 묻곤 했는데, 필라테스를 많이들 했다고 하더라고요.”



후배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선배
“대학교 교양과목인 뉴스페이퍼 저널리즘 분석 수업에서 기사 쓰는 법과 글 쓰는 법을 배웠 는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녀는 학교 신문사에 학생기자로 일을 했다. 열심히 쓴 기사가 신문 첫 면에 실릴 때 뿌듯함을 느꼈다. 학교 수업도 들어야 하고, 인터뷰도 하고, 일정에 맞춰 편집도 해야 하는 바쁜 일정으로 힘들었어도 행복 했다. “질문을 던지면 답을 알 수 있는 게 좋았 어요. 교수님들이 신문에 난다고 하니까 대답을잘 해주셨죠.” 이 경험이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
학생기자를 거쳐, 매거진에서 인턴십도 경험했 다. 지금은 시간 있을 때마다 틈틈이 언론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그녀는 국제부 기자 일이 꿈이다. 2년 후 미스코리아 활동을 끝난 후에 기자 일에 도전하려고 한다.
미스코리아로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딘 그녀는 방송 활동이든 연기든 여러 가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미스코리아가 할 수 있는 활동 영역이 생각보다 넓다는 걸 느껴요. 국제 대회도 준비하고, 방송 활동과 봉사 활동, 캠페인 활동도 하고, 아직은 어떤 것을 더 할지 모르지만, 제가할 수 있는 역량이 된다면 최대한 열어두고 경험을 해 보고 싶어요.”
요즈음 그녀는 자신이 ‘잘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다.
“저는 제가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학교 선배들을 보면 ‘정말 멋있게 열심히 사시는 구나’하고 생각했어요. 또 남한테 도움도 줄 수있는 그런 일을 하고 있었어요. 선배들을 보면서 정말 부끄러웠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생각은 많이 하지만 실천으로 잘 옮기지는 않잖아 요?”
합숙 때 제일 많이 받은 질문이 ‘존경하는 선배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내가 미스코리아가 된다면 나도 이들 중 이름이 불릴 수 있을 만한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거리감 있는 선배보다는 저로 인해 후배들이 용기를 얻고, ‘나도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자신감과 저로 인해 관심 가지지 않은 부분도

관심을 갖게 되고, 그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일들을 하고 싶어요. 그런 선배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editer 김민정, 박기오(Interview)

photographer 전재호

stylist 김남희

make up 수인(파라팜)

hair 보민(파라팜)

cloth 배럴, 프꼬끄스포르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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